04
25

미국에는 참 많은 항공사가 있다. 각자의 특징이 너무도 다르기에 이에 대한 패러디도 있다.

funny airline attendant walking style
credit for: https://www.tiktok.com/@lisamarie.tv please subscribe for more
https://youtu.be/3k-W6XIg50Y

처음 이 영상을 봤을 때 내가 경험했던 것과 꼭 맞아 한참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영상에 나온 항공사 중 초록색이 많은 프론티어(Frontier)를 복치와 나는 꽤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프론티어는 비행시간 변경이 잦은지 영상에서 처럼 사람들이 좀 급해보이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프론티어 항공사의 비행기 중 덴버 발 혹은 덴버 행 비행기가 대부분일 정도로 덴버 공항이 메인이고, 무엇보다도 가격이 미쳤다.

친구가 머물던 샌 안토니오를 가려고 항공편을 알아봤을 때 프론티어가 너무 싸서 다른 항공사 비행기를 차마 예약 할 수가 없없다.

또 다른 예로, 일전에 뉴욕행 유나이티드 항공 비행기를 취소하면서 받은 600$ 크레딧이 있는데, 항상 다음엔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막상 2배 이상 싼 가격에 어쩔 수 없이 다시 프론티어를 예매하곤 한다.

덕분에 아직도 유나이티드 크레딧을 못 썼다. 이러다 날리는 건 아니련지.


무튼 이렇게 가격이 메리트인 프론티어이지만, 다른 항공사와는 견줄 수 없는 악명 높은 “그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Bag size check”.

대부분의 노선을 초 저가로 제공하는 프론티어 답게 일반적인 항공사에선 기본으로 제공되는 Carry-on (작은 크기의 가방 혹은 캐리어를 직접 기내에 들고 타는

것)이 기본 제공되지 않는다.

물론 절대 들고 못 타는 건 아니고,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근데 이게 한두푼이 아니라 문제. 예약 페이지에 가면 계속 가방이며 보험이며 추가하라고 사정없이 물어봐대지만 이미 단련된 나와 복치는 모두 Nope.

그래서 대부분 짧은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Carry-on 대신 좀더 작은 백팩 정도를 매고 타는데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저 윗 초록 칸 안에 가방 사이즈가 맞지 않으면 현장에서 Carry-on 가격으로 99불을 결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가방 끈을 포함한 가방의 모든 부분이 저칸안에 딱 들어 맞아야 하고 조금이라도 삐져 나온 것이 있거나 잘 들어 가지 않으면 비용을 청구 하려 한다.

내가 이걸 처음 겪은 것은 달라스로 학회를 가던 때인데 당시 겨울이라 옷을 좀 많이 챙겼던 탓에 가방이 꽤 가득 차 있었다. 탑승게이트 입구 앞에서 직원이 내 가방을 보더니 사이지를 재보라고 했고, 이게 처음이었던 나는 허둥지둥 가방을 넣어보려 하였으나 워낙 짐이 많았던 탓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마침내 가방을 넣는데 성공했지만 돌아온 답은 “No it’s too big”(안돼 너무 커) 였다. 가방이 들어 가지 않았냐 라고 반문했지만 자동 응답기 처럼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마침 일행 또한 옆에서 걸렸다가 주머니에 짐을 좀 챙겨 놓고 가방 사이즈를 줄인 후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똑같이 따라 하여 마침내 통과할 수 있었다.

그때의 당황스러움이란, 아직도 생생하다.


이제 프론티어 타는데 도가 튼 우리는 더이상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는다.

내가 복치에게 말하곤 하는 팁이 있다.

  • 첫째, 입고 있는 옷 주머니를 최대한 활용하자. 특히 딱딱한 물건들이 가방을 칸에 맞춰 넣는 것을 방해하는 가장 큼 요소이니 빼서 주머니에 넣으면 훨씬 편하게 넣을 수 있다. 직원이 여기까진 제지 하지 않는다.
  • 둘째, 입을 옷을 껴입고 타자. 겨울이나 쌀쌀한 봄 가을에는 얇은 옷을 여러개 챙겨 다니는 경우가 있는데 콜로라도가 대부분의 다른 지역보다 추운 것을 고려하여 그 얇은 옷들을 껴입으면 가방의 짐을 줄일 수 있고, 콜로라도의 추위또한 해결 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 셋째, 자신감! 가방을칸에 넣을 때 망설 이거나 낑낑거리면서 넣는 모습을 보여 주면 안 된다. 꼭 자신있게 한번에 확 집어넣어야 군말 하지 않고 보내 준다. 때문에 복치가방도 항상 내가 그렇게 넣는 편.


얼마전 콜로라도에 놀러왔던 친구가 프론티어를 타고 돌아 갔는데 위의 사실을 알려줬음에도 결국 돈을 내고 갔다는 말을 듣고 분개 했었다.

아무래도 콜로라도에서 사는 사람들은 이 수법에 당하지 않는 거 같고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주로 당황해서 당하는 것 같다.

이게 프론티어 의 수익 모델이라면 참 아쉬운 부분이지만 뭐, 가격이 깡패인 걸.

무튼, 나는 이번에도 가성비의 Frontier를 탄다.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