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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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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교적 먹는걸 가리지 않는 편이다. 덕분에 남들 한국음식 먹기 어렵다고 힘들어하는 타향생활이 나는 별로 힘들지 않았다.

 

하지만 역시나 나고 자란 것이 한국인지라 한 번씩 얼큰한 국물이 당길 때가 있다. 한국였다면 당장 주변의 국밥집을 검색 했겠지만, 이곳에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던 중 같은 주(콜로라도) 내에 미주 한국인들의 희망 무봉리 순대국집이 최근에 생겼다. 생긴다는 소식이 나오고서부터 문을 열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콜로라도 주 단톡방에서 간절히 염원했는지 모른다.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리고도 나는 비교적 한참 뒤에 우연한 기회로 들리게 되었는데, 꽤 만족했던 기억이 난다.

 

순대국밥도 준수했지만 사실 그날 나를 사로잡았던 것은 다름아닌 깍두기였다.

 

 

어렸을 적 부모님이 깍두기 먹으라면 투정하던게 나인데, 국밥과의 궁합때문인지 타향에서 오랜만에 먹은 탓인지 무척이나 맛이 있어 심지어 리필까지 해서 먹었다.

 

그 후 한달 즈음 되었을 때, 결국 마음을 먹었다.

 

까짓거 만들어 먹을까?

 

마침 장을 보려던 참이라 장 볼 목록에 후다닥 무를 추가했고, 유튜브를 보며 레시피들을 찾았다.

 

 

 

일단 무를 썰긴 했는데…

 

깍둑썰기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무를 썰었다. 너무 크게 썰은 것 같다는 복치의 조언에 한번 더 솎아내며 썰었더니 제법 먹어봤던 모습이 나왔다. (복치 말대로 한번 더 썰지 않았더라면 부담스러운 크기의 깍두기가 되었을 듯)

 

 

소금과 물을 살짝 넣고 기다리는 동안 깍두기 국물을 만들었다. 재료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대략 떠올려보자면

 

  • 설탕
  • 멸치액젓
  • 고춧가루
  • 요구르트

지금 기억나는 건 이정도지만 반드시 아마 100% 확률로 재료가 더 있을 것이다.

 

내가 봤던 영상에선 요구르트가 국밥집 깍두기 맛의 핵심비결이라기에 코스트코에서 대량 묶음을 사서 썼다.

 

남은 요구르트 수십 개는 복치가 지금 이 순간에도 야금야금 먹고있다. (아마 요구르트 먹으려고 내가 깍두기 만드는 걸 반대하지 않지 않았을까)

 

 

고추가루를 생각보다 많이 넣어서 생각보다 매운 깍두기가 되었다. 꽤 괜찮은 맛이었지만 아직까지는 국밥집 깍두기는 따라가기 어렵다고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다음에 또 만들면 좀 더 그 “맛”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다 만든 깍두기는 4개로 나누어 담아 그 중 두개는 이웃집들로 갔다. 다행히 다들 맛있다 해줘서 (예의상일 수도) 뿌듯하게 복치에게 자랑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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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23

덴버 공항(속칭 DIA : Denver International Airport)은 항상 사람이 많은 편이다.

작년에 가족들과 여행 갔을 때 보안 검색줄이 길어서 가뜩이나 늦은 와중에 몹시 당황 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도 결국에는 30분만에 통과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번 오스틴 여행때도 비슷한 길이의 줄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별 걱정 하지 않고 맘 편히 서 있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역시나 줄은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 들었고 우리 앞에 서 있던 강아지가 실례를 했던 것과 (생각보다 실례를 크게 해서 좀 놀랐다) 검색대에서 짐을 담는 박스가 없어서 기다렸던 것을 제외하고는 무탈히 지나갈 수 있었다.

 

시간은 비슷하게 30분 정도 걸렸던 거 같고 무사히 탑승 할 수 있었다. 조금 뛰긴 했지만.

 

그래서 결국엔 덴버 공항에서 줄이 길더라도 당황 하지 말라는 이야기이지만 그래도 이곳에서 2년을 산 짬밥으로 약간에 팁을 이야기 해 보고자 한다.

 


 

검색대는 스마트 검색대!

 

수많은 검색대 중 일곱 여덟 번째 즈음보면 다른 검색 때 보다 유난히 크고 우람해보이는 검색대가 있다.

 

 

이 첨단 검색대들에선 다른 검색대와 달리 전자기기를 주렁주렁 꺼낼 필요가 없다. 이건 결국 검색대 줄이 줄어드는 속도에도 영향을 미쳐, 다른 곳보다 좀 더 빨리 통과할 수 있다.

 

특히 노트북을 내 몸과 같이 가지고 다니는 나의 경우에는 이게 크게 와닿았는데, 당장 다른 일반 검색대로 가면 별도의 박스를 챙겨 그 안에 맥북, 아이패드, 스마트워치, 휴대폰 등을 주렁주렁 담는다는게 여간 고역이 아닐 수 없었다. 더군다나 그전에 신발을 포함해 뭐가 담겼을지도 모르는 위생이 의심되는(?) 박스에 날 것의 전자기기들을 담고 싶지는 않았다.

 

 

신발은 가급적 미리 벗어서 가방과 같은 박스에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공항 검색대를 통과 할 때 신발까지 벗어야 한다. 이건 아마도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떡해 위험한 물건을 가지고 달지 모른다는 생각에 기인되지 않았을까.

 

요즘 한국에서도 공항에서 실탄 등을 못찾고 통과시키는 경우가 많다던데 우리나라도 조만간 신발을 벗게 하지 않을까 싶다.

 

이처럼 신발을 벗어야함에도 어물쩡 서있다 보면, 직원이 어느샌가 와서 신발을 벗으라고 말한다. 그제서야 신발을 박스에 담자니 이미 가방을 실은 박스는 저멀리 가고있고, 어쩔 수 없이 새로운 박스에 신발만 덩그러니 담아야 할 수도 있다.

 

이 또한 급한 마음에 불을 지피는 Delay 요소가 될 수 있으니.

 


 

어쨌거나 짧은 미국 생활에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덴버 공항은 다른 공항에 비해 처리속도도 빠른 편이고 쾌적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아무래도 미국 중심부에 있는 허브 공항이니까.

 

혹시 덴버 공항에 오게되더라도 긴 줄에 당황하지 않아도되니 안심하시라. (그래도 30분은 걸리는 거 같으니 너무 늦게 도착하지는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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